배우는 관심받고 싶은 존재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사람들이다. 연기를 못하고 싶은 배우는 없다. 무대에서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배우의 당연한 본능이다. 하지만 연기를 잘하고 돋보이고 싶을수록 연기는 나빠진다. 여기서는 연기를 못하게 방해하는 심리적인 이유와 그 해결 방법을 알아보자.
욕심이 연기를 망친다.
무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들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연기를 잘해서 돋보이고 싶은 것이 배우의 본능이지만 이 욕심이 연기를 망치는 원흉이다. 긴장도, 오버 연기도, 김 빠진 연기도 모두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연습에 충실했다면 무대에서는 자의식을 최소화해야 한다. 역할에 충분히 집중하여 최소한의 자의식을 유지하는 상태를 몰입이라고 한다면, 욕심은 자의식을 일으키고 몰입을 방해하는 최고의 적이다. 좋은 연기는 무대에서 인물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다.
흥분은 감정을 망친다.
흥분은 감정이 아니다. 모든 감정을 흥분으로 표현하는 배우가 많지만, 흥분은 격한 감정의 신체적 반응이다.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감정이 격해지면 흥분의 단계로 넘어간다. 배우는 흥분 이전에 발생하는 근원적 감정에 집중하고 매달려야 한다. 지금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섬세하게 느끼고 그 원인과 결과를 집요하게 추구해야 한다. 근원을 알 수 없는 흥분에 속거나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흥분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한다면 감정의 폭이 좁아지고 연기가 지리멸렬해진다.
예측은 활력을 죽인다.
무대 위의 모든 행동과 대사는 매 순간의 충동으로 발생한다. 연기는 실시간의 예술이고 순간의 예술이다. 무대에서 자의식을 최소화하고 찰나의 충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이것을 거꾸로 생각하면 안 된다. 연습을 너무 많이 하면 기계적으로 연기하지 않을까? 대사는 너무 달달 외우는 것보다 맥락만 이해하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절대 아니다. 무대 위의 세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것은 무대 위 세계 속에서 숨 쉬고 생활하는 것이다. 현실 세상의 자의식으로 적당히 인물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순간의 삶을 살고, 순간의 충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음 순간을 예측하고 준비하거나 대비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다음 순간을 예측하는 것이 자의식이고, 자의식은 무대 밖 세상의 의식이다. 무대 밖 세상의 의식으로 조종하는 순간 그 인물의 생명력은 사라지고 만다. 인물뿐만 아니라 공연의 활력도 사그라들고 만다.
이상 연기를 못하게 만드는 심리적인 이유와 그 해결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모든 것의 원인은 심리적인 것에 있을지 모르지만, 해결 방법은 단 하나 연습뿐이다.
'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본 분석, 인물의 목표 설정 방법 (0) | 2023.06.06 |
---|---|
연기 잘하는 몇 가지 팁 (0) | 2023.06.04 |
자기 소리를 찾는 발성 훈련 방법 (0) | 2023.06.02 |
배우 발성 훈련의 중요성과 적용 방법 - 정직한 발산 (0) | 2023.06.01 |
연기 교육의 필요성 - 연기학원 연극영화과 꼭 다녀야 하나? (0) | 2023.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