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훈련과 함께 배우가 평생 정진해야 하는 것이 발성 훈련이다. 평소에 잘하던 말도 발성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어색한 발연기가 되고 만다. 이제부터 배우에게 발성 훈련이 왜 중요하며 연기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그 방법을 살펴보자.
배우 발성 훈련의 중요성
일상의 대화는 거의 대부분 내용으로 말을 한다. 즉,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으로 화자가 원하는 것이 거의 전달된다. 하지만 배우의 말은 그 자체로 액팅이다. 말을 하면서 대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속에 포함된 상대에 대한 목적과, 화자의 숨은 의도(sub-text), 정서까지 모두 전달하여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발성이고, 배우의 발성은 온몸으로 말을 한다는 의미이다. 온몸으로 말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흡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배우가 복식호흡을 훈련하는 이유는 기능적으로 폐활량을 늘이는 목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충동에 반응하는 몸을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충동만큼 들이쉰 호흡을 의도한 대로 발화하는 것. 이게 바로 배우의 발성자 말이다.
배우의 발성은 일단 커야 한다.
배우 연기를 위해서는 우선 기본 볼륨을 키워야 한다. 물론 마구잡이로 소리를 지르라는 뜻은 아니다. 배우는 속삭이는 연기조차도 크게 속삭여야 한다. 배우의 첫 번째 임무는 대사전달이다. 아무리 훌륭한 표현력을 가졌더라도 객석까지 전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하지만 단순히 소리만 크다고 대사가 객석에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직감적인 충동과 좋은 발성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관객은 배우의 대사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연기는 정직한 발산이다.
발성 훈련이 어느 정도 되고 볼륨도 키워졌다면 정직하게 발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많은 배우들이 "절제 연기"의 가치를 과대 평가하고 있다. "절제"가 "발산"보다 멋있고 가치 있는 행동임은 맞지만, 그렇다고 더 좋은 연기는 아니다. 무대 위의 세계는 밥 먹고, 밭매고, 잠자는 일상의 세상이 아니다. 일생일대의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 무대 위의 세상이며, 관객은 그 극적인 사건을 겪어내는 배우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것이다. 그러니 배우가 해야 할 일은 그 모든 과정을 멋있게 절제하여 삼킬 것이 아니라 정직한 충동으로 발산해 내는 것이다. 관객은 거기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 물론, 이것은 모든 장면에 소리를 지르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직하게 소리를 내라는 의미이다. 때로는 절제하는 것이 소리 지르는 것보다 정직한 발산일 수 있다. 절제는 발산이 가능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일 뿐 발산할 수 없는 배우가 주장하는 독립된 연기 스타일이 아니다.
이상 배우 발성 훈련의 필요성과 적용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자칫 연기를 호흡과 표정, 몸짓 등으로 기교를 부리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좋은 연기란 내면의 깊은 충동을 정직하게 몸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호흡과 발성 훈련은 효과적으로 또 성실히 수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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