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튀프>는 몰리에르가 1664년 발표한 희극으로 프랑스 신고전주의 연극으로 분류된다. 17세기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위선과 부패를 일삼던 성직자들의 위선과 기만을 고발한 작품으로 당연하게도 성직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루이 14세의 부호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 공연금지와 해지의 수난을 겪는다.
타르튀프 희곡 분석 - 줄거리
제1막
1장 : 페르넬 부인이 아들 오르공의 집을 방문했다가 가족들에게 비난을 퍼부으며 집을 떠난다. 그 이유는 이 집 식구들 모두가 자신과 오르공이 성인처럼 모시는 타르튀프를 위선자라 여기며 존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집의 객인 타르튀프는 오르공의 비호하에 주인행세를 하며 이 집안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가족들의 원성이 크다.
2장 : 하녀 도린은 오르공의 처남인 클레앙트에게 오르공이 타르튀프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자를 하느님으로 여기며, 심지어 그 하인까지도 이 집의 주인처럼 군다고 하소연한다.
3장 : 오르공의 아들 다미스는 외삼촌 클레앙트에게 동생 마리안과 친구 발레르의 결혼을 타르튀프가 반대하고 있는 것 같으니 아버지에게 얘기 좀 해달라고 부탁한다.
4장 : 시골에서 돌아온 오르공이 하녀 도린에게 집안의 근황을 묻는다. 도린은 마님이 많이 아팠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오르공은 반복해서 타르튀프에 관해서 질문한다.
5장 : 클레앙트는 매형인 오르공과 타르튀프에 대해 격론을 벌인다. 클레앙트가 오르공을 가식적인 종교인이라 비난하자 오르공은 이야기를 그만두려 한다. 클레앙트가 말을 돌려 발레르와 마리안의 결혼에 대해 묻자 오르공은 확답을 피한다.
제2막
1장 : 오르공은 딸 마리안을 은밀히 불러 타르튀프와 결혼하라고 강요한다.
2장 : 이 말을 엿듣던 도린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리지만, 오르공은 계속해서 딸에게 강요한다.
3장 : 도린의 재촉에도 우유부단한 마리안은 아버지의 강요를 뿌리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도린은 그런 마리안에게 조롱 섞인 비난을 하고, 마리안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한다.
4장 : 발레르가 마리안과 따르튀프의 결혼 소식을 듣고 달려온다. 둘은 마음에도 없는 말들로 다투고 헤어지려 한다. 도린이 이런 둘을 붙잡아 화해시키고, 둘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한 계략을 꾸미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마리안은 아버지의 말에 따르는 척하면서 새어머니 엘미르의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제3막
1장 : 아버지의 결정에 흥분해 날뛰는 다미스에게 도린은 새어머니 엘미르가 타르튀프와 그 결혼에 대해 얘기해 보기로 했으니 제발 잠자코 있으라고 이른다. 도린은 타르튀프가 엘미르에게 연정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2장 : 도린은 훌륭한 신앙인인 척 가식을 떠는 타르튀프에게 비아냥거리며 엘미르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한다. 타르튀프의 반응을 살핀 도린은 그가 엘미르에게 연정을 품고 있음을 확신한다.
3장 : 엘미르와 단둘이 있게 된 타르튀프는 노골적으로 그녀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고 사랑을 고백한다. 엘미르는 이에 대해 과민반응하지 않으면서, 이 일을 남편에게는 함구할 테니 발레르와 마리안의 결혼을 서둘러달라고 요구한다.
4장 : 숨어서 이야기를 엿듣던 다미스가 튀어나와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날뛴다. 조용히 처리하자는 엘미르의 만류에도 그는 이 기회에 타르튀프를 내쫓으려 한다.
5장 : 마침 나타난 오르공에게 다미스는 타르튀프가 엘미르에게 한 사랑고백을 일러바친다.
6장 : 타르튀프는 가증스럽게도 핍박받는 자 연기를 한다. 오르공은 다미스가 타르튀프를 모함한 것이라 믿고 그를 집에서 내쫓는다. 그리고 오늘 저녁 마리안과 타르튀프의 결혼식을 올리겠노라 선언한다.
7장 : 오르공은 가식을 떨며 이 집을 당장 나가겠다는 타르튀프를 굳이 붙잡고, 부인을 멀리하겠다는 말에 오히려 자기 부인과 꼭 붙어있어 달라 간청하고, 한 발 더 나아가 그를 반대하는 온 식구들과 맞서기 위해 지금 당장 자신의 전 재산을 그에게 상속하겠다고 약속한다.
제4장
1장 : 클레앙트는 타르튀프에게 다미스를 다시 집에 돌아오게 하고, 그가 받아야 할 재산을 상속받는 것을 포기하라고 하지만, 타르튀프는 온갖 구실로 이를 거부한다.
2장 : 도린이 엘미르, 마리안, 클레앙트를 모아놓고 오늘 저녁에 있을 결혼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다짐한다.
3장 : 마침 나타난 오르공은 귀를 막고 가족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답답한 엘미르는 모든 걸 보여줄 테니 보고 나서 결정하자고 한다. 오르공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엘미르는 타르튀프를 불러오라고 이른다.
4장 : 엘미르는 오르공을 탁자 밑에 숨기고 앞으로 자신의 행동에 화내지 말 것을 다짐받는다.
5장 : 타르튀프가 나타난다. 엘미르는 짐짓 자신도 타르튀프에게 마음이 있었노라 연기하지만, 조심스러운 데다 탐욕스럽기까지 한 그는 확인을 위해 애정표현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는 심지어 오르공 정도는 자기가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이니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엘미르는 애정표현을 하기 전에 복도에 누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달라며 그를 내보낸다.
6장 : 타르튀프가 나간 사이 오르공이 그를 비난하며 탁자에서 나오려 하자 엘미르는 서두르지 말고 확실할 때까지 더 확인하라고 이르면 자신의 뒤로 숨긴다.
7장 : 타르튀프가 신이 나서 들어오는데, 오르공이 참지 못하고 그를 비난하고 나선다. 오르공은 그에게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치지만, 타르튀프는 이미 이 집은 자신의 것이니 오르공이 나가야 될 것이라고 위협한다. 그는 자신에게 계략을 꾸미고 하느님을 욕되게 한 복수를 할 것이라 협박한다.
8장 : 영문을 모르는 엘미르가 다그치자 오르공은 상속문제도 큰일이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면서 어떤 상자 이야기를 꺼내며 제자리에 있는지 얼른 가보자고 한다.
제5막
1장 : 급히 상자를 찾아가는 아르공에게 클레앙트가 자초지종을 묻는다. 그는 친구 아르가스가 역모와 관련된 일로 피신을 하면서 극비리에 맡긴 자기 목숨과 재산이 걸려있는 서류들이 든 상자를 타르튀프에게 맡겼다고 털어놓는다. 클레앙트는 아르공의 경솔한 행동과 생각을 나무란다.
2장 : 타르튀프가 오르공을 협박한다는 말에 아들 다미스는 흥분하여 폭력으로 이를 해결하려 들지만, 클레앙트가 이를 말린다.
3장 : 오르공은 어머니 페르넬 부인에게 타르튀프가 한 짓들을 하소연하지만, 그녀는 오르공 자신이 그랬듯 선한 사람을 시기한다고 나무라며 귀를 닫는다. 모두는 오르공을 대역죄인으로 만들 자료를 가진 타르튀프에 대응할 방안을 궁리한다. 그때 집달리 루아얄이 찾아온다.
4장 : 타르튀프의 의뢰로 찾아온 루아얄은 오만방자를 떨며 내일까지 집을 비우라고 통보한다.
5장 : 이제 페르넬 부인도 진실을 인지하고 어안이 벙벙해한다.
6장 : 발레르가 나타나 타르튀프가 국왕에게 상자를 내놓고 오르공을 고발하여 체포명령이 떨어졌다고 알린다. 국왕은 타르튀프에게 오르공을 체포할 사람과 동행하라는 임무를 내렸다고 전한다.
7장 : 오르공이 몸을 피하려는 찰나, 타르튀프가 집행관과 함께 들이닥친다. 모든 이의 비난에도 타르튀프는 뻔뻔하게도 왕을 위한 일이라며 명령을 집행하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집행관은 놀랍게도 명령의 집행을 위하여 타르튀프를 감옥에 넣으라고 명한다. 그 이유인 즉, 현명하신 폐하는 처음부터 타프튀프의 간계를 꿰뚫어 보았으며, 이자가 오르공에게 한 짓을 모두 밝히기 위해 지금까지 내버려 둔 것이었다. 국왕은 타르튀프에게 상속한 계약을 모두 파기하고, 친구 때문에 저지른 죄 역시 옛날의 공이 있기에 용서해 주신다고 한다. 오르공은 왕의 호의에 감사하고, 발레르와 마리안의 결혼을 서두를 것을 약속한다.
* 결말에 갑자기 전지전능한 국왕이 모든 사전의 전말을 파악하고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는 전형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식 결말이다. 조금은 국왕에 대한 아부 혹은 충정의 표시일 수 있으나, 당시 국왕의 비호가 절실했던 몰리에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타르튀프의 등장인물들
- 타르튀프 : 사기꾼이자 협잡꾼이며 위선자이다. 위선적인 성직자들을 상징하는데, 사실 그는 애초에 성직자도 아니다. 나중에 왕에 의해서 그냥 사기꾼으로 밝혀진다. 그는 희생자의 약점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러한 결함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줄 안다. 그는 단순하거나 무지한 사기꾼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기만하고 능숙한 위선자이다. 몰리에르는 그에게 결함을 부여하여 몰락의 빌미로 삼는데, 바로 정욕이다. 타르튀프를 비인간적인 괴물로 만드는 대신 몰리에르는 정욕에 의해 이 영리한 위선자가 가면을 내리고 위선을 드러내도록 만들었다.
- 오르공 : 그는 과거에 분명 왕을 명예롭게 섬겼고, 합리적이고 위엄 있는 방식으로 그의 영지를 돌보았다. 이전에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존경받는 정상적인 남자였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타르튀프의 간계에 너무 쉽게 넘어간 이후에는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고 가족까지 적으로 간주한다. 현재의 그는 단순하고 과격하며 충동적이다. 그와 어머니를 통하여 맹목적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 도린 : 몰리에르와 모든 시대의 코미디에서 흔히 보이는 유형이다. 모든 가식을 간파하는 지혜로운 하인이며, 사회적 지위로는 열등하지만 모든 지혜 싸움에서는 우월하다. 폭군적인 오르공, 위선적인 타르튀프, 무능한 마리안에게 둘러싸인 도린은 건전함, 정직성, 직설성, 단순함 등을 무기로 그들과 맞선다.
- 엘미르 : 타르튀프의 두 번째 부인. 가장 현명하고 사려 깊으면서도 전략적이다. 타르튀프의 위선을 밝히는 데는 그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몰리에르의 생애
본명은 장 바티스트 포클랭 (Jean-Baptiste Poquelin, 프랑스, 1622.01.15~1673.02.17)이다. 부유한 상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21세에 일뤼스트르 테아트르 극단을 창설하여 연극에 뛰어든다. 이후 그는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총애받는 배우, 연출가, 작가로서 이름을 날린다. 그는 익살극부터 성격극까지 희극의 모든 장르를 공연하였는데, 그가 창조한 인물들은 복잡한 심리를 지닌 인물들로 나중에 하나의 전형이 된다. 또한 그는 동시대의 관습과 행동을 그대로 드러내어, 성직자들과 고위관료들을 묘사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그의 희극들은 사회구조와 공고한 원칙들에 문제를 제기하며 떠들썩한 논쟁을 낳았으며, 성직자들의 지속적인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독일어는 '괴테의 언어', 영어는 '셰익스피어의 언어', 스페인어는 '세르반테스의 언어', 이탈리아어는 '단테의 언어'라고 비유되듯, 프랑스어는 '몰리에르의 언어'로 불린다.
이상 몰리에르의 희극 <타르튀프>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회를 통찰하고 불의에 저항한 그의 희극은 불멸의 고전으로 남았다. 그가 창조한 인물들 역시 불멸의 캐릭터로 전형화되었다. 특히, 타르튀프는 사기꾼을 지칭하는 고유명사화 되었을 정도로 사기꾼의 전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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